바쁘신 분들을 위한 3줄 요약
일주일에 한 번은 카레.
수입했지만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결국 문화는 어떻게 자리 잡느냐가 관건
1. 일본의 카레사랑
1)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카레
카레 하면 한국에서 늘 먹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같은 느낌이 아닌, 일반 식사와는 다른 별식의 느낌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흔히 먹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 살면서 의외라고 느꼈던 점 중의 하나는 생각보다 카레를 많이 먹는다는 것입니다. 당장 집 앞의 마트만 가도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카레를 팔고 있습니다.
또한 샐러드 바가 있는 음식점에는 어김없이 카레가 있습니다. 심지어 호텔 뷔페에 가도 카레는 있습니다. 그럼 카레가 외식문화에만 많이 있는가 하면 그것 또한 아닙니다.
2013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 1인당 카레 소비량은 연간 78회라고 합니다. 즉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카레를 먹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말이 신뢰가 가는 게 굳이 집에서 카레를 해 먹지 않아도 어디서든 어떻게든 카레를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네 바로 제가 그렇습니다. 어딜 가도 카레를 먹게 됩니다....
2) 카레라이스를 너머 다양한 음식으로
카레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들을 보고 있노라면 일본인들의 카레에 대한 진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이 팔고 있는 카레빵은 정말 흔한 크림빵과 같은 존재이고, 카레 우동, 카레 라멘, 그리고 카레 음료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레 라멘까지는 좋았지만 카레 음료는 입 맛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2. 카레는 어디서 왔을까?
1) 알고 보면 오래된 역사.
메이지 유신 때부터 일본의 카레 역사는 메이지 유신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세기 후반 개화를 하고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일본은 해외 여러 나라로 학생과 관리를 파견합니다. 이 중 영국으로 파견된 다카키 가네히로에 의해 영국의 카레 스튜가 도입됩니다.
물론 영국은 동인도 회사를 중심으로 인도를 침탈하면서 카레가 같이 도입을 한 것입니다.
2) 전쟁은 카레를 알린다.
인도-영국을 돌고 돌아온 카레는 처음에 일본 해군의 식단 개선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시기에는 육류 섭취를 권장하는 식단이 권장되기도 하고, 음식들이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돈까스, 햄버그 스테이크 등이 이런 맥락에서 같이 도입된 음식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군인의 식단에서만 존재하던 카레는 2차 대전 종전 후 나빠진 식량 사정 등을 계기로 간단하면서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3. 가정 깊숙이 자리 잡은 카레
1) 쉽고 간편한 루의 개발
일본에서 카레를 구입하면 보게 되는 낯선 광경은 가루가 아닌 고형카레일 것입니다.
레토르트 식품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카레는 루(roux)라는 고형입니다. 이 루와 야채 고기를 넣어서 끓이면 간편하게 카레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편리성은 일본 사회 전반에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문화적 클리셰가 된 카레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야영이나 캠핑을 가면 여럿이서 모여 카레를 해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요리의 간편함과 평균 이상의 맛을 내기 때문에 이런 장면이 많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또한 가정의 친근함과 서민적인 이미지를 주기도 합니다.
유명한 야구선수인 스즈키 이치로 선수는 시합 전에 카레를 먹는 루틴이 있다는 인터뷰를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치로 선수의 카레 이야기는 이치로 선수의 자기 관리 및 루틴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이로 인해 좀 더 친근한 이미지를 더했다는 데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 곳은 정말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카레에 진심인 나라 일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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