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신 분들을 위한 3줄 요약
순두부 건물 아네하 건축설계사 사건
이후의 법개정, 하지만 신뢰 회복은 다른 문제
순살은 치킨에만 쓰는 걸로
삼풍백화점 참사, 성수대교 붕괴 부실 공사를 대변하는 참사들
이런 참사들을 겪고도 왜 배운 게 없었을까?
순살 자이라는 멸칭으로 불리는 검단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 사고
과거의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안전이라는 가장 중요한 뼈대를 쏙 빼먹은 사건. 다행히 아직 건설 중이고 사람이 없는 시간대여서 인명사고가 없었던 것은 천만다행입니다. 만약 이게 완공 건물이고 사람이 들어가서 살고 있는 건물이었다면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일본에도 2005년 우리나라가 한창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으로 떠들썩할 때 일본을 달군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네하 건축설계사 사건
1. 일본 건축, 부동산이 발칵 뒤짚어지다.
아네하 건축설계사 사건은 간단하게 순살자이처럼 건물의 안정성을 주머니 뒷돈으로 바꿔 먹은 사건입니다. 일본은 지진에 대한 위험이 많기 때문에 철저한 내진 설계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철근 등을 누락시켜 설계하여 여기저기 건물을 팡, 팡 지어내 여러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2005년 11월 17일 일본 국토교통성은 아네하 건축설계사무소에서 건물의 내진강도를 위조해서 구조 계산서를 만들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한 건물 중에는 건축 중인 곳도 있고, 이미 완공이 된 건물도 있어 그 충격은 배가 됐습니다.
2. 담당자가 알아낸 순살
사건의 전말은 2005년 10월 키무라 건설이 시공 중인 맨션의 담당자가 건물에 들어가는 철근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이를 담당 설계사에 문의를 합니다. 담당 설계사는 다시 이에 관련하여 구조설계를 담당한 아네하 건축설계사무소에 문의를 하였고, 이 과정에서
어라? 이것 봐라
구조계산서가 위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상황이 이상한 걸 깨달은 키무라 선설은 민간 확인 검사 기관 이-홈즈에 의뢰하여 정확한 조사를 의뢰합니다.
이 사건은 국토교통부에 알려지고 국토 교통부에서 전면적인 조사에 나서 해당 건물뿐만 아니라 이미 지어진 건물에서도 위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들 건물의 내진 강도는 최악의 경우 설계의 26% 정도만 가능하다는 조사도 나옵니다.
3. 충격에 빠진 건설업계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 위조된 구조설계가 적용된 건물은 맨션 20동 호텔 1동 등 21개에 달하며 심지어 아네하 건축설계사무소는 10여 년간 194건의 건축 설계에 관여했던 곳이라 그 충격은 더욱더 컸습니다.
또한 지진의 공포를 그 누구보다 가깝게 느끼는 일본에서 내진설계는 건축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많은 가정집에 지진 혹은 재난 발생 시 쓸 수 있는 비상키트 배낭을 구비할 만큼 지진에 대해 피부로 느끼는 감정은 남다릅니다. 그런데 이런 순두부 같은 건물이 있다고 아니 이미 누군가의 집이 철근대신 순두부로 되어있다고 하니 그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4. 소 잃고 외양간이라고 고친다.
사건 후 당연히 아네하 건축 설계사는 구속되었고, 'Fear Check'라는 구조 계산 적합성 판정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확인 신청 후 건축사 측 혹은 지정 확인 심사 기관에서 검토하고 확인 결정을 내리던 것을 이제는 관련 전문가를 통해 심사, 확인을 받도록 개정하였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개정 후 시행하여서 신규 착공 호수는 전년 대비 20% ~ 40% 감소하였습니다. 확인 신청까지 다시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규 착공이 지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또한 기술사ㆍ건축사의 경력기간을 7년으로 늘려 취득 자격기준이 까다로워졌고, 구조설계 1급 건축사와 설비설계 1급 건축사 자격을 추가로 신설해 세분화된 전문성을 추구하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고 욕심이 있습니다. 이를 법과 질서라는 테두리로 모아 살고 있는 곳이 사회입니다. 이런 법과 질서라는 구조화된 형태로 구축한 것이 사회 시스템입니다. 검단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 사고를 개인 혹은 어느 한 기업의 부실 공사로 치부하고 이 사건에 한하지 말고 설계, 건축 전반의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구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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